범어역 찌마카세, 산전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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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막걸리가 땡길 때 생각나는 전집, 산전수전
범어식주가무거리, 범어역 2번, 3번출구 쪽에 모여있는 술집들. 하나하나 가보려고 해도 너무 많고 다들 맛있어 보여서 또는 가격이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갈 때마다 어디 들를지 고민이다. 서넛이 막걸리 마음 편하게 먹기 좋은집인 산전수전은 비만 오면 생각나는 집.
비가 오는 날, 저녁 7시쯤이면 가게 밖에 최소 2팀이 대기 중이다. 거기 서서 기다리는 건 비추하는데, 일단 들어와 앉아보면 좀체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집이기 때문이다. 앞팀이 빠질 떄까지는 많은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초저녁 퇴근시간에 비가 쏟아진다, 그런데 마침 막걸리가 땡긴다고 충동적으로 갔는데 대기팀이 있다면 일단 다른 곳에서 1차를 하고 오는 게 더 낫다.
비 오는 날, 옆 테이블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먹고 있는게 35,000원짜리 모듬전이다. 밑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하게 나와서 4인까지는 모듬전 하나로 충분하고, 다 먹은 다음 좀 모자란다 싶을 때 추가메뉴에 눈길이 가지만 아직까지는 추가로 주문해본 적이 없다. 막걸리로 이미 뱃속이 가득 차 있기 때문.
먹다보면 다들 맛있는 거 밖에 없어서, 깍두기마저도 막걸리에 잘 어울리게 맛있어서 어릴 때 동네 영감님들이 쉰김치 하나로 막걸리 서너병을 뚝딱할 수 있었던 이유를 뒤늦게 알게된다.
삶은 강낭콩, 낙지젓, 새송이버섯, 도라지, 고추지, 비지, 생김, 순두부찌개, 마요네즈에 버무린 진미채, 볶은 메밀, 깍두기. 뭐 하나 손 가지 않는 것이 없는 곁반찬들로만 막걸리 서너병은 뚝딱인데 식을만하면 순서대로, 새로 나오는 찌짐들이 다시 술맛을 돋운다.
수성구 찌짐 전문집, 혹은 찌마카세나 찌짐 코스요리집
1번타자 두부전, 2번타자 명태전, 3번타자 육전, 4번타자 깻잎전(깻잎 사이에 고기가 들어있다), 5번타자 빈대떡까지 맛보고 나면 배를 두드리며 시뻘건 얼굴로 가게를 나갈 시간이 된다. 빈대떡은 고기가 없이 전분으로만 가득한 느낌이지만 상에 올라오는 모든 것들의 밸런스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식을만하면, 앞에 먹던 것들을 마무리할 때쯤이면 금방 뜨끈한 찌짐 한접시 쏟아놓고 가는 모습이 재미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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