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그대로 쓰면서 미니PC기능은 덤으로, 덱스패드
엘지 스마트 티비를 산 지 7년이 지났다. 55인치 티비가 필요했을뿐인데, 당시에 스마트기능과 3D기능이 없는 건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샀던게 LG 55LA6950. 티비에 유튜브와 다양한 앱이 있어서 그래도 좀 써보려고 했는데 스마트 기능들은 거의 서너세대 지난 스마트폰만큼 답답하고 구동되는 데 딜레이가 컸기에 조금 쓰다가 관심을 끊어버렸다.
아이가 자라면서 슬슬 유튭에 관심을 갖고, 자꾸 내 폰으로 뭔가를 보고 싶어하길래 스마트티비에 내장된 미러링 기능을 사용해봤는데 두어번 이사다니면서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초기불량인데 모르고 지나간건지, 삼성폰과 엘지티비의 기능이 호환이 잘 안되는건지 화면이 뚝뚝 끊기다가 결국 '미러링 접속이 종료되었다'는 메세지를 보는게 부지기수. 미러링 동글을 사려다가 삼성덱스패드를 장만했다.
휴대폰을 패드에 결합하여 TV에 HDMI로 연결하면 피씨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인 삼성덱스는 갤럭시 S8부터 시작되었으나 초기형에는 사용상의 제한이 있었다. S8 + 덱스스테이션을 연결하여 휴대폰을 PC본체처럼 사용할 수 있으나 덱스가 활성화되면 휴대폰은 사용할 수 없었다.
내가 구매한 건 2세대인 덱스패드. 노트9과 연결하면 휴대폰은 휴대폰대로 계속 사용이 가능하고 TV에는 PC화면이 출력되며 휴대폰과 별개로 작동된다. 패드에는 2개의 USB입력이 가능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면 TV는 해당 키보드와 마우스로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된다. 다만 동일한 어플을 TV와 휴대폰으로 동시에 구동할 수는 없다. 휴대폰과 TV에서 각각 다른 유튜브 영상을 동시에 보려면 폰에서는 인터넷이나 크롬으로 유튜브를 접속하고, 티비에서는 유튜브 어플로 접속해야하는 식이다.
덱스패드에 삼성정품고속충전기와 HDMI케이블을 연결했다.
덱스패드로 TV에는 마우스/키보드를 이용하여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휴대폰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다.
애가 요즘 좋아하는 페파피그, 아이가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일단 영어로 뭘 틀어준다는 점에서 마음이 좀 푸근하다. 스마트 기능이 죽어버린 스마트 TV를 다시 스마트하게 쓰는 기분이다. 미러링 동글로는 휴대폰과 티비에 동일한 화면만 출력할 수 있는데 비해 덱스패드는 그 둘을 별개로 작동시킬 수 있어서 상당히 유용하다. TV에 스마트 기능이 없어도, HDMI단자만 있다면 침대에 멀찌감치 기대어 앉아서 무선키보드와 마우스로 PC를 조작하듯 대화면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아이가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웹브라우저를 TV에 띄워서 대화면으로 보며 함께 고르기도 할 수 있기에 덱스패드의 유용함은 크다.
요즘 가격이나 성능이나 상당히 괜찮게 나오는 휴대용 모니터와 연결하면 업무적으로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능상 제약은 있지만 덱스에서 모바일용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도 사용가능하다. 다만 문자메세지나 이메일, 전화가 오는 경우에 휴대폰과 TV에 동시에 알림이 뜨기 때문에 업무적인 자리에서 사용은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갤럭시S8과 함께 출시된 덱스스테이션MG950보다는 낫겠지만, 갤럭시S9가 출시되면서 나온 2세대인 덱스패드M5100에는 휴대성에서 다소 불편함이 있다. 노트9과 함께 출시된 3세대인 덱스케이블이나 EE-P5000는 사용하기에 더 편리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