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리뷰, 후기

2천원의 기적, 다이소 곰팡이 제거제.

Taeguaze 2020. 3. 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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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가 깔끔하게 살던 집을 매수하여 실거주하려다가, 이래저래 상황이 맞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젋은 부부에게 세를 한 번 줬다. 내 명의의 생애 첫 집이었는데 경험없이 받은 세입자는 제법 괜찮은 사람이었다. 거주하는 동안 이러쿵 저러쿵 불평이나 불만도 없고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별다른 연락도 없었다. 참 고마웠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집 상태를 확인차 방문하기 전까지는.

 

Pixabay / Tama66 / 사진 1719

 

세를 한 번 줬다가 간단히 수리해서 직접 들어가 살 예정이었기에 집 수리를 어느 범위까지 하는 게 좋을까 살피러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베란다 벽이 곰팡이로 시커멓게 덮여 있는 게 아닌가. 세를 주기 전에는 이런 집이 아니었는데. 하루 중 세입자가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고 겨울인데도 집이 후끈하도록 보일러를 틀어놓고 있었다. 벽에 생긴 곰팡이를 손가락으로 훑으니 단번에 닦여나왔다. 겨울이라봐야 길어봐야 4개월인데, 한 달에 한 번만 대충 닦아도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텐데 싶어서 세입자가 좀 원망스러웠다. 집을 이리저리 둘러본 후, 결정했다.


 

  • 베란다 벽체의 곰팡이는 내가 한 번 닦아보자. 여유가 되면 페인트 칠도 다시 해보자.
  • 싱크대는 너무 낡았다. 교체하자
  • 도배는 사람 불러서 새로 하고 조명은 직접 바꾸자. 

 

곰팡이 제거는 세입자가 나간 다음 날부터 시작했다. 곰팡이 제거제를 여러가지 사서 테스트 해봤다.

 

  1. 벽체를 닦으면서 거품이 계속 나오는, 비누 섞인 제품은 탈락!
  2. 친환경, 무독성 등 좋은 말이 붙어 있어 왠지 비싸보이면 탈락!
  3. 특정업체에서만, 또는 배송으로만 구할 수 있는 제품도 탈락!
  4. (쓰다가 다 떨어지면 추가로 구매하기 불편)

본 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품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Clean OK. 집 근처 다이소에서 여러 통 사두고 작업을 시작했다. 준비물은 고무장갑, 물티슈, 곰팡이제거제, 마스크. 사놓긴 했는데 쓰지 않은 것들은 뉴트릴장갑(내구성이 약함), 헤라(세제를 뿌리고 긁으면서 닦아봤는데 효과 없음).

 

 

 


작업 전 곰팡이 상태. 

 

안방 베란다 전면의 창틀 부근 곰팡이

 

베란다 구석 창고 벽면의 곰팡이, 졸라톤 처리가 되어있지 않고 수성페인트만 도포된 상태

 


작업 후 곰팡이 상태.

 

곰팡이가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 얼룩덜룩하게 남았다. 다음날 다시 봤을 땐 꺠끗해보였기에 이 정도로 패스
배관 파이프 뒤쪽은 자세가 나오지 않아 닦기가 힘들었다. 시간을 며칠 두고 생각날 때마다 더 닦았다.


세제를 전체적으로 한 번 뿌려주고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으로 더 뿌려가며 닦아주고
사진에 있는 부분을 마무리하는데 한 통의 절반이 들었다.


작업영상

 

 

 

 

 

베란다 벽장 상단

 

요령이 생겨서 슥삭슥삭

 

말끔하게 슥삭슥삭

 

 

 

 

수성페인트가 칠해진 벽면도 잘 닦였고, 졸라톤이 칠해진 굴곡있는 벽면도 제법 잘 닦였다. 원래 계획은 곰팡이를 제거한 다음에 물 묻힌 걸레로 한 번 더 닦기, 항균페인트 칠하기까지였다. 베란다 벽면 전체가 곰팡이로 뒤덮여있어 몇시간 동안 허리도 안펴고 닦은 뒤에 만사 귀찮아져서 물청소는 패스. 다음날 동네 페인트 가게에 가서 냄새없는 수성항균페인트, 코팅제, 붓, 마스킹테이프, 바닥에 깔아놓을 비닐까지 다 장만해왔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사준비로 지친 와중에 곰팡이제거에 이은 페인트작업은 너무 번거러울 것 같다는 아내의 의견에 페인트칠도 패스.

 

1년 정도 더 지내보고 곰팡이나 결로가 또 심하게 일어나면 그 때 다시 칠하는 걸로 이야기를 정리했다. 추가 페인트칠 없이 그냥 살면서 겨울을 보냈는데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햇볕이 좋은 날, 또는 보일러를 좀 세게 틀어둔 날은 내외벽의 온도차에 의해 결로가 생기긴 했다.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나 짐을 쌓아놓은 부분에는 살짝살짝 곰팡이가 생기는 모습이 보였으나 겨울내내 통틀어서 두 번 정도, 물티슈를 들고 20분 정도씩 여기저기 닦아주고 나니 곰팡이가 번지질 않는다. 살림살이를 다 쌓아두고 다시 곰팡이 제거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생각나면 하루에 한두번 정도 전체 환기를 시켜주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부실공사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곰팡이나 결로가 생기는데는 집 구조적인 문제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집 주인의 생활습관의 영향이 더 크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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