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깔끔하게 살던 집을 매수하여 실거주하려다가, 이래저래 상황이 맞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젋은 부부에게 세를 한 번 줬다. 내 명의의 생애 첫 집이었는데 경험없이 받은 세입자는 제법 괜찮은 사람이었다. 거주하는 동안 이러쿵 저러쿵 불평이나 불만도 없고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별다른 연락도 없었다. 참 고마웠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집 상태를 확인차 방문하기 전까지는. 세를 한 번 줬다가 간단히 수리해서 직접 들어가 살 예정이었기에 집 수리를 어느 범위까지 하는 게 좋을까 살피러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베란다 벽이 곰팡이로 시커멓게 덮여 있는 게 아닌가. 세를 주기 전에는 이런 집이 아니었는데. 하루 중 세입자가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고 겨울인데도 집이 후끈하도록 보일러를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