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여수 1박2일 가족여행. 물놀이 좋아하는 우리집 어린이가 숙소에서 물놀이 실컷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다. 경주나 거제쪽도 물놀이 할 수 있는 곳 많은데 어쩌다보니 여수까지 편도 3시간 거리 물놀이 여행. 아이고 운전 디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스타 맛집들이 이순신광장에서 모여있다기에 첫날 점심은 이순신광장에서, 저녁은 수산시장에서 먹고, 그 사이에 고소대/오포대/벽화를 둘러보고 숙소 물놀이를 하는 일정이다. 여수 가는 길에 운전자를 제외한 모두가 이것 저것 검색하다 얻어걸린 여수갈치조림 맛집들을 추려낸다. 이순신광장에서도 가까워야 하니 '순이네밥상'과 '갈치한상' 중에 고민하다가 여수갈치한상으로 결정했다. 순이네밥상과 구색이 비슷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웨이팅이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이순신광장까지 갔는데 점심밥 먹겠다고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면 더 지칠 것 같았다.
매장내부는 평범하면서 깔끔한 가족단위 식당 느낌.
초등학생 이상은 1인 1주문이라고 간판에 쓰여있어서 갈치조림 2인분과 갈치구이 1인분을 주문한다. 밑반찬은 종류도 적당하고 구색도 적당한 편. 공기밥을 추가로 주문하지 않는다면 반찬이 조금 남을 정도.
메인메뉴 갈치조림 2인분. 처음 받을 때는 양이 좀 적은 것 같던데 막상 먹어보면 모자라지 않은 양. 여수갈치조림은 제주나 경상도에 비해 뭐가 좀 특이한가 궁금했는데 다른점이 있긴 했다. 경상도에서도 흔히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고 집에서도 종종 해먹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여긴 국물에 갓김치가 들어간다. 갓김치 특유의 쏘는 맛과 묵은 김치의 쿰쿰한 맛이 의외로 갈치조림과 잘 어울려서 중독적인 국물맛이 나온다.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맛. 다른 가게에서는 이렇게 주지 않는 것 같던데 나름 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수갈치조림, 여수맛집 메뉴인듯.
이어서 주문한 메뉴, 갈치구이. 살이 적당히 붙어있고 소금간이 되어있다.
11시 30분쯤 가게에 들어가서 먹다보니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한 식당, 나름 여수맛집이기도 하고 여수갈치조림을 잘하는 집이기도 한가보다. 사실 이순신광장맛집이라고 부를만한 밥집은 많이 없는 편이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디저트류를 파는 가게들이 많고,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야 지역민이 찾는 여수맛집들이 좀 보인다. 그래서 이순신광장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여기가 괜찮은 편.
먹다보니 테이블 만석, 외부에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보이기 시작.
갈치구이는 좀 짠 편이고, 갈치조림도 간이 강한 편이라 사람 숫자대로 시키면 어쩔 수 없이 좀 남기게 되는데 남겨두고 돌아서면 생각나는 맛이다. 이 날의 숙소가 펜션이었다면, 남은 갈치조림을 좀 포장해서 숙소에서 데워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수갈치조림, 중독성 있는 듯.
굳이 여수게장집에 가지 않더라도 꽤 괜찮은 퀄의 게장을 맛볼 수도 있었다.
여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갓김치가 들어간 갈치조림 맛이 다소 새로우면서도 좋았고. 구이, 조림, 쑥국, 계란말이, 김 등 매운 것에서부터 싱거운 것까지 구색이 다양해서 가족단위로 들르기도 괜찮았고. 엑스포역에서 가깝고 이순신광장에서도 가깝고 벽화골목도 가까워 좋았고. 공영주차장이 부근에 있으니 주차가 편해서 좋았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주변 바닷가의 다른 갈치조림 갈치구이 집들도 비슷한 가격대라서 '이왕 여수에서 갈치를 먹기로 했다면' 큰 단점은 아닌 것 같다. 여수맛집이라 할만하다. 2~3인 방문시 특히 추천.
갈치조림 1인분 18,000원 / 갈치구이 1인분 15,000원 / 통갈치구이 2인분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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