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유튜브에 2020년 3월 21일 업로드 된 영상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KBS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예전에 상영된 영화제목이기도 한 제7광구, 궁금하여 영상을 시청한 후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추가로 검색하여 붙인 정보도 있는데 실수나 오류로 인해 글 내용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1. 우리나라 대륙붕에도 유전油田이 있을 수 있다고
1968년, 국제자원탐사기구, UN아시아개발위원회에서 동중국해 대륙붕의 자원 탐사를 시작했고, 자원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소식을 접한 박정희 대통령은 해당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선포한다. 거리로 따지자면 일본과 훨씬 더 가까운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 국제법과 달리 당시의 국제법상으로는 해당 대륙붕이 연결된 땅이 어디인가를 기준으로 대륙붕의 소유권(탐사, 채굴권)을 인정하였으므로 당시에는 법적인 하자가 없었다.
거리상으로는 일본에 더 가깝지만, 일본해구에서 이어지는 바다 속 계곡지형 탓에 해당 대륙붕은 우리영토(제주도)에 비해 일본영토(오키나와)와는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동중국해와 7광구를 포함한 한중일 사이의 해저지형에 묻힌 자원의 매장량이 엄청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2004년에 발표되었다. 가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0여배, 석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2 정도가 묻혀있다고 한다.
2. 일본과 나눠갖기로 한 해저자원
1970년 1월에 박정희 정부는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선포하고 개발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반발이 대단히 심했고, 일본 정부로부터의 원조를 포기할 수 없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당시로서는 우리에게 해저자원을 탐사할 수 있는 경제적, 기술적 능력도 부족했던 탓에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1978년에 한국과 일본은 공동개발에 대한 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조약 이후 7광구 대륙붕은 한국정부 단독 소유가 아닌 한일공동개발구역(South Korea-Japan Joint Development Zone, JDZ)으로 바뀌게 된다. 한국과 일본 양국이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개발할 수 없으며 이 조약은 50년간 유지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조약은 2028년 6월 22일까지 유효하다.
3. 30년 넘도록 진척 없는 7광구 개발사업
1981년, 7광구 시추가 시작되었고 당시 방송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양의 자원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다.
그러나 1986년에 일본이 돌연 7광구에 대한 개발중단을 선언한다.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7광구 내 7개 지점에 대한 시추한 결과 가스가 발견 곳은 3개 지점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원유가격이 올랐을 때 채굴을 하자는 입장을 보였고,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이에 응하지 않은 듯하다.
2009년, 당시 일본 경제산업성 과장이던 히라이 히로이데는 인터뷰에서, '일본정부는 7광구 개발의 경제성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JDZ에 대한 한일조약에 의거하여 한국측이 단독으로 채굴을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아키타 대학 국제자원학 교수이자 석유탐사 전문가인 아라토 히로유키는 인터뷰에서 '자원이 없다고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원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지금 일본정부가 채굴을 하지 않는데는 (채산성 외의)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는 입장을 보인다.
4. 7광구에 대한 개발이 부진한 이유, 채산성?
일본 정부는 채산성을 이유로 들어 7광구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조약에 의거하여 공동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독자적인 개발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7광구는 채산성이 없다고 하면서 7광구 바로 옆, 1Km도 되지 않은 거리인 860미터 떨어진 곳에서 중국과 함께 새로운 공동개발 구역을 설정한다.
중국은 이미 독자적으로 7광구 부근에서 4개의 시추공을 통하여 석유를 뽑아내어 해저파이프를 이용하여 본토로 보내고 있다. 본토까지 파이프를 연결한 것으로 보아 매장량이나 채산성이 매우 좋다고 추정할 수 있다.
중국은 기존 4개의 시추지점 외에 새로운 시추지점(롱징)을 개발했고, 일본정부는 중국정부와 공동으로 개발구역을 설정한다. 이는 일본이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여 얻은 결과물이다.
2016년 9월, 공동개발 논의를 재개하자.
2018년 10월, 동중국해 자원개발 협상 재개하자.
2019년 6월, 공동개발 합의 이행 촉구한다.
일본정부가 이렇게 얻어낸 중일공동개발구역은 7광구로부터 1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7광구는 채산성이 없어서 개발하지 못한다던 일본 정부의 입장과 모순이 있다.
5. 7광구에 대한 개발이 부진한 이유, 바뀐 국제법
일본이 7광구에 대한 개발에 적극 응하지 않는 이유는 국제법에서 찾을 수 있다. 1982년에 UN에서 채택된 국제해양법에 의하면 연안국으로부터 200해리까지 배타적 경제수역을 취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7광구의 대부분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어가게 되어 일본이 독자적인 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양국과의 조약은 국제법에 우선하므로 JDZ에 관한 조약이 유효한 2028년까지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발을 해야하지만, 2028년을 넘기게 되면 일본이 7광구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며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개발을 미루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피아대학 법학부 교수이자 일본 해양정책본부 자문위원인 카네하라 아츠코는 '한일협정이 끝나는 2028년 이후에는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에 관한 국제법을 근거로 7광구에 대한 양국이 다시 조약을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2028년 이후에는 한국이 7광구에 대한 소유권이 사라진다, 일본이 독점하거나 대부분을 점유하는 것이 옳다는 말로 들린다.
일본은 버티기만 하면 7광구의 90%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6. JDZ에 대한 한일조약이 끝나면 대륙붕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1982년에 새로이 채택된 UN국제해양법에 대한 국제분쟁이 잇따르자 1999년에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정리하기 위해 UN 대륙붕 한계위원회가 열린다. 한국정부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7광구에 대한 소유권을 제출하는데 일본측은 새롭게 규정된 배타적 경제수역EEZ 논리를 내세우며 한국의 입장에 반대한다, 심사를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제출한다.
일본의 반대에 의해 한국측의 대륙붕 소유의견은 아직 심사되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중국은 중국영토에서 뻗어나온 대륙붕의 한계에 7광구가 포함되므로, 7광구도 중국 관할의 대륙붕이라는 주장을 제출한다. 2028년, 한일협정이 종료되면 7광구에 대한 소유권은 한중일 3국의 진흙탕 싸움이 될 예정이다.
7.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나
지금껏 한국의 외교부와 통상자원부, 일본의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은 방송국의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1월에 정부가 7공구 개발을 다시 시작하기 시작했다. 탄성파 자료취득에 2년, 시추 준비에 2~3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이 2028년이 되기 전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시도라 볼 수 있다. 일본 역시 중국이 7광구를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2028년이 지나면 한국과 1대 1의 자원다툼이 아니라 한중일의 1 : 1 : 1의 자원다툼이 되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이용하여 일본을 설득하여 공동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두영 전 국제해양재판소 사무처장은 '2028년이 지나면 국제해양재판소에 가서도 우리가 얻을 것이 없다. 그렇지만 협정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 이번에도 일본이 공동개발을 거부한다면 한일협정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일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우리 자원은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c70Q1MqMD5o 시사기획 창, 7광구 풀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1k9q3B2-nc8 KBS, 7광구 특강 1/3 교시
https://www.youtube.com/watch?v=rDtWmoCKdKs KBS, 7광구 특강 2/3 교시
https://www.youtube.com/watch?v=9jY6Cjyy1WE KBS, 7광구 특강 3/3 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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