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계림로(노동동) 황남빵 본점 옆에 괜찮은 라멘집이 있어서 종종 들른다. 몇 년 전부터 황성동에 지점도 운영하고 있는데 두 집 모두 일정한 맛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 맵지 않은 돈코츠나 시오라멘을 주문하면 아이도 크게 망설임 없이 잘 먹는 편이고 어른 입맛에도 맞는 편. 경주IC나 영천방면 국도로 나가기에도 나쁘지 않은 위치라서 경주 구경 후 떠나기 직전에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기에 딱 좋다.
경주 롯데시네마와 황남빵 본점사이, 시내 초입에 위치해 있다. 한 그릇 먹고 시내 구경도 해봤는데 경주시내는 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느낌이다. 아이 데리고 다니기에는 아트박스 외엔 딱히 구경할 것도 없고 특이한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기대없이 식후 산책하기 좋은 정도.
메뉴판 사진은 누르면 크게 볼 수 있다. 라멘은 가격대가 7,500원 내외, 덮밥세트도 가격 동일. 돈부리(가츠동, 에비동, 불규동)도 7,500원 내외, 사이드 메뉴인 차슈덮밥, 튀김, 돈까스류는 조금 더 저렴하다. 짬뽕류는 유행이 지나서 더 이상 나오지 않는건지 쌀쌀한 11월 중순에도 여름메뉴인 히야시라멘과 함께 '시즌종료'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10여년 전,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맛보고는 라멘이 너무 맛있어서 '교자만두'도 기대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교자를 구워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뒷면엔 반일운동의 영향인지 아사히 맥주를 스티커로 가려놓았다. '사와'도 덩달아 판매가 중단된 듯.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스티커 덕지덕지 붙은 메뉴판도 이제 다시 찍어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시오라멘과 탄탄멘을 주문했고 주문 15분 정도가 지나서 음식이 나왔다. 늘상 그렇듯 짭짤하고 달달한 맛있는 맛.
배추김치는 갈 때마다 맛의 편차가 좀 있는 편이다. 어느 날은 맛김치나 겉절이처럼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가, 어느 날은 전통시장의 돼지국밥집 김치처럼 묵은김치 맛이 나기도 한다.
경주에서 먹을 수 있는 라멘 중에는 일본 라면과 가장 비슷한 맛과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 먹어본 라멘들 중에서도 상위권. 가족여행으로 갈만한 곳을 찾다가 들른 경주, 가족끼리 들르기 좋은 식당, 아이와 함께 밥먹기 좋은 식당을 찾다가 다시 들른 네코짱. 하루종일 찬바람 부는 대릉원과 동궁월지를 걷던 아이는 따뜻한 국물로 배를 채운 뒤 집으로 오는 차에서 쉽게 잠들었다. 귀가길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감동적인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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