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알못의 음식점

이걸 줄서서 대기표 쓰면서까지 먹을까 말까, 백종원 인증 포항 덮죽

Taeguaze 2021. 10. 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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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 나온 음식점을 일부러 찾아가서 줄서서 기다리고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아주 예전, 일행의 강한 요청에 의해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다. 맛집으로 소문난 모처의 중국집 앞에서 한겨울에 한시간을 덜덜 떨면서 짬뽕 한그릇을 먹었는데 그게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 후로 지인은 '줄서서 먹자'는 말을 꺼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주말 아침, 포항 북구에 볼 일이 있어서 마침 가는 김에 들러보기로 결심했다. 양덕에 갈 일이 있었는데 중요한 일이라 미리 포항에 들어와 있어야 했고, 양덕까지 20분만에 갈 수 있으니 이왕 가는 김에 들러보기에는 좋은 기회였다. 줄이 길면 기다리지 않고 그냥 다른 곳에 가서 먹을 생각으로.

 

덮죽을 알현하려면 먼저 아침 8시30분쯤에 줄을 서야 한다. 가게 앞에 줄을 서 있으면 9시쯤에 가게 문 앞에 대기자 명단을 걸어두는데 거기에서 내가 먹기를 원하는 시간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써 두면 예약 끝이다. 그리고 해당 시각에 다시 방문해서 이름을 대고 빈 자리에 앉아 죽을 먹으면 된다. 

 

근처 신한은행(북구 상원동 449-2)에 주차했는데 오전 9시 이전 출차는 주차비가 무료라서 줄 서서 대기표 뽑을 때는 여기에 주차 추천.

 

 

 

덮죽 가는 골목길 풍경. 좀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여기저기 둘러봐도 낮 시간에 사람이 붐빌만한 동네는 아닌듯.

 

 

 

 

휴일 오전 8시 40분경 줄 선 사람들. 나중에 식당에 들어가 물어보니 주말이면 보통 이 정도 줄을 선다고. 하루 100그릇 한정이라고 하는데 시간대가 겹치지 않도록 시간이 기재된 대기표에 선착순으로 자기 이름을 쓰는데 11시부터 먹을 수 있으나 앞 사람들이 다 써놔서.. 남은 자리 중 가장 빠른 시간이 12시 30분쯤.

 

 

가게 바로 앞에 사설 주차장이 있고 그 뒤에 국수이야기가 보이던데 저기도 식사시간에는 줄이 길었다. 아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함께 출연했던 집인듯.

 

식당 앞 사설주차장, 기본요금 천 원, 느긋하게 밥 먹고 나오면 2천원.

 

입장하면 주는 번호표

 

오후 대기표에 이름쓰러 줄 선 사람

 

카운터 분위기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던 식당 내부

식사시간이 되어서 식당 앞 사설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시 찾은 식당에는 또 줄을 서 있었다. 줄 선 사람들은 오후 대기표에 이름 쓰러 온 사람들, 아침에 대기표에 이름 쓴 사람은 그냥 입장. 들어와서 보니 이런식으로 대기표에 이름 써놓고 식당에 찾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자리도 좀 넉넉하니 조용하기도 하고 빨리 비켜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덜 들었다. 식당 내부는 2000년대 초반 대학교 앞 술집이나 덮밥을 팔던 가게 분위기. 

소문덮죽 1개, 시소덮죽 2개. 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을 보려면 소문이 낫고(문어), 편안하게 먹을 맛이 필요하면 시소(소고기)가 나은 듯.

 

아침을 굶고 점심을 먹어서 그런지 소문(문어)은 첫 맛은 매콤달달해서 좋은데 먹다보니 속이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 큼직한 새우와 잘게 뭉갠 해물 맛과 식감은 좋았고. 시소(쇠고기)는 2000년대 초반에 대학가 분식집에서 3천원쯤에 팔던 소고기 덮밥의 소고기만 꺼내어 죽에 얹어서 먹는 느낌. 먹다보니 익숙한 맛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시금치가 주는 초록색의 색감과 큼직한 고기나 버섯의 식감이 좋았고.

 

 

이 집에서 직접 담아서 판다는 수제청 에이드. 매장에서 뜯었는데도 탄산이 좀 튀는 걸 보면, 더운 날 매장 밖에 들고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뜯어 먹으면 많이 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청귤, 자몽, 석류로 정성들여 만든 수제청에 탄산수 섞어 먹을 때 느꼈던 딱 그런 맛. 이름에 어울리는 정직한 그런 맛인데 덮죽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아니고.

 

전체적으로는... 우연히 시간이 맞아서 들렀는데 마침 먹을 기회가 있다면 맛있게 먹고 갈 곳, 동네에 이런 식당이 있다면 가끔 편하게 들러 한 그릇 먹고 갈 곳, 나 방송에 나온 식당에서 밥 먹었어요 백종원이 칭찬한 그 맛을 나도 봤어요 자랑하고 싶다면 한 그릇 먹을만한 곳. 덮죽 집에 줄 선 사람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나면 들를만한 곳. 먹고 나서 생각해보면 백종원도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에 다소 이색적인 메뉴를 개발한 것에 호평했을 것 같다. 

 

멀리서 일부러 차 몰고 와서 주차하고 줄 서서 대기표에 이름쓰고 다시 차 몰고 와서 두 번째 주차비를 내고 들러서 먹는 과정을 거치면서 먹으면 그 시간과 노력이 좀 아까울만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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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신촌's 덮죽 : 네이버

방문자리뷰 1031 · ★4.68 · 백종원의골목식당 1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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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신촌스덮죽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294번길 10-7 1층 (여천동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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