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6월에 방문한 내용입니다.
백종원이 다녀갔다고 해서 가본 식당이 몇 군데 되진 않지만 가보고 나니 느낌이 온다. '그 가격에, 그 위치에, 그 정도 차림에, 그 정도 맛이면 편안하게 잘 먹은 맛이라서 좋다고 했구나'하는 느낌. 근데 방송에 나간 뒤에 내가 갈 때쯤이면 뭔가가 변해있다. 바로 '대기시간'. 백종원이 이름만 듣고 30분씩 기다려서 먹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구의 포항법원과 북구청을 오가다 눈에 띈 '백종원' 이름 세 글자. 마침 길가에 주차하기에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부근의 좋은선린요양병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서 식당을 찾았다. 영일대 북부시장 내부를 구경도 좀 하면서.
점포세, 빈방, 사글세 따위의 글자들이 보이는 걸 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장은 아닌듯하다. 새로 지을 북구청에 가까운 위치의 상업지역인데다 동빈내항을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땅이라 여기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보기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시장의 물건들이 외지인 입장에서 죽도시장에서도 모두 볼 수 있는 것들이라 마땅히 살만한 물건은 없었다. 바로 윗쪽의 고해삼(고려, 해동, 삼일)아파트의 재건축이 잘 진행된다면 이쪽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가게 내부는 손님으로 그득했는데 마침 한 팀이 나가는 순간이라 대기 없이 바로 착석. 그 뒤로 들어온 사람들은 5분~10분정도 대기 후 주문을 할 수 있었던 상황. 백종원의 3대천왕에 출연한지 5년정도 지났기에 이 정도 대기가 아닐까 싶다. 방송에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덮죽집은 대기하기가 좀 힘들었다.
가격은 '포항에 와서 물회 한그릇 먹는다'는 기분에 적당한 가격. 20년의 메뉴판이라, 지금은 가격이 조금씩 올랐다. 어린 아이를 위한 계란밥 메뉴가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거 아니었으면 또 공기밥 하나 주문해서 가방에서 김 뜯어 먹여야 할 뻔.
계란밥은 그냥 평소에 알던 그 계란밥, 아이 말로는 맛있다고 하는데 특별한 게 더 있진 않았다. 좀 싱겁다 해서 간장을 조금 더 넣어서 간을 해줬다.
상차림도 특별한 건 없지만 '물회'하면 떠오르는 그 느낌 그대로. 다만, 육수 없이 양념에 그대로 비벼먹는 방식이라 회비빔밥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회와 양념을 잘 비벼서 사리 넣고 먹고 밥 조금 넣어 또 먹고, 뜨끈한게 먹고 싶으면 매운탕 한 술 떠먹고 그러다보면 공기밥이 모자라 하나 추가해서 매운탕에 말아서 또 먹고.
영일대 부근에 있는 다른 물회 식당과 차이점이 있어서 매력이 있다. 바다원해, 환여횟집, 마라도 회식당 등의 식당에서 파는 물회와 다르니까 그쪽에서 한 번 맛 본 사람은 다음번에 이쪽에서 한 그릇 더 먹어도 만족할 것 같다는 느낌.
화장실은 가게 뒷편에 있는데 일제시대풍의 2층 창문이 인상적이다. 뭘 담아두었는지 사람 키만큼 큰 고무대야들이 뒷마당에 가득하다. 이 집 특제양념의 비결이 거기 담겨져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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