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도 고등어회를 파는 집은 제법 있지만 어쩌다보니 매번 기회를 놓쳐 먹어본 적이 없다. 제주도에서 서귀포를 돌다가 모슬포 숙소에서 묵게되었는데 마침 부근에 고등어회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하니 이번에는 꼭 먹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방문
렌트카에 오랜기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네비는 좀 엉뚱한 길로 안내했는데 카카오네비를 켜봐도 비슷했다. 앞뒤로 길쭉한 건물이 같은 번지를 쓰는데 골목길 쪽 입구가 아닌 바다가 보이는 쪽의 입구로 가야 제대로 도착한 것이다. 바다쪽에는 주차장도 제법 넓게 펼쳐져 있다. 내가 방문한 한여름 시즌, 저녁식사 시간에는 자리가 없었지만.
그걸 몰라서 일행을 반대쪽 입구에 내려주고는 수산물 가공공장이 있는 골목길을 배회하며 골목길에 주차했다.
입구는 이쪽.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대기표를 뽑고보니 대기 시간이 50분. 좀 더 늦게 왔으면 아예 못 먹고 다른 곳에 가야할 뻔 했다. 여름 시즌의 제주도는 사람이 몰려서 그런지 밥 먹기가 참 힘들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특색있고 유명하다는 곳에 가야될 것 같긴 하고, 가보면 대기가 길거나 재료소진인 경우도 종종 있고. 그렇다고 길을 가다가 충동적으로 들른 집은 가격은 유명식당만큼 받는데 퀄이 불만족스러운 경우도 많고.
한참 붐비는 시간대에 앞 손님이 나가자마자 테이블이 셋팅되고, 셋팅이 끝나면 대기손님을 부른다. 콜을 받고 가서 앉아보면 상차림이 되어있는 게 나름 만족스럽다. 길었던 웨이팅에 대한 불만이 조금 씻겨나가는 느낌.
주문내용이야 모두 대동소이, 손님이 나가자마자 저렇게 다음 테이블이 준비된다.
오뎅과 멸치, 고등어기름에 절인 밥이 있어서 메인메뉴가 나오는동안 배고파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기 쉽다. 무침회..는 소주를 부르는 맛.
고등어 회를 그냥 먼저 먹어보고, 김에 올려서 고등어기름밥과 무침을 함께 올려 먹으면 맛있다고 하는데 고등어 특유의 감칠맛이 돌아서 잘 어울렸다. 밥을 두어번 더 주문했던 것 같다. 고등어회 자체의 식감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서 고등어회를 파는 집의 사진들을 보면 여기보다 좀 얇던데, 여긴 일단 두툼하니 씹는 맛이 좋더라. 한참 먹다보니 넓게 썬 광어처럼 좀 질기다는 느낌도 있긴 했다.
고들하면서 고소하고 진득한 고등어밥 추가.
마무리로 나온 고등어탕. 제주도식 갈치탕이 그렇듯 흰 국물에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니 속이 풀리는 맛이다. 무 대신 들깨를 넣어 시원한 맛을 더한듯 하고 소주 생각이 나게 만드는 고소함과 시원함이 좋더라.
아마 이 날 먹은게 고등어회 + 탕 세트로 55,000원짜리 작은 사이즈. 어린아이 한 명 데리고 온 부부 정도면 작은 사이즈의 세트메뉴를 먼저 주문해서 먹다가 부족하다 싶으면 밥이나 구이 정도 추가해서 먹는게 좋을 것 같다. 고등어회가 처음에는 맛있는데 먹다보면 그 기름진 맛에 좀 질리는 느낌이 있다. 특히, 술을 곁들여 먹지 않는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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