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사는 지인에게 몇 개의 맛집을 추천받았다. 맛집이야 뭐, 사람마다 다른거라 막상 내가 가서 먹으면 이걸 왜 추천해줬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포항 갔는데 포항사람이 맛있다는 집에 한 번 다녀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깃대횟집과 부산밀면을 추천받았는데 마침 깃대횟집은 여름휴가로 휴점.
그래서 찾아간 포항 북구 환호동의 부산밀면.
주차공간이 없는 식당인데 항구초등학교와 마주보고 있는 관계로 감시카메라가 있고, 수시로 주정차단속도 하는 듯하다.
근처 골목을 한바퀴 돌다가 공원 옆길에 주차했다. 공원 이름이 애매하다. 앞쪽엔 환호해맞이(구 환호3)어린이공원이라 써놨고 뒷쪽엔 환여동어린이공원이라고 써 놨네. 어쨌든 여기에서 식당까지는 도보 3분 거리.
식당 분위기는 대충 이렇다. 근처 작은 사무실이나 회사에서 점심 먹으러 우르르 다녀가는 것 말곤 외지손님이 없을 것 같은 분위기인데 나름 유명한가보다.
밀면 비주얼은 대충 이 정도. 밀면을 먹으면서 밀면이 도대체 뭔가 생각해봤다. 난 왜 이걸 먹고 있는걸까. 냉면 국물에 쫄면을 넣어서 먹는 맛인데 냉면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내 입을 원망해야지. 구성도 단촐하다. 외지인이 와서 맛있다고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동네사람이 새콤하고 시원한 맛을 원할 때 쫄래쫄래 걸어와서 먹기에 적절한 집이 아닐까 싶다.
부산과 경주에서도 밀면을 먹어봤는데 밀면의 정체성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따뜻한 국물에 나올 때도 있었고, 쫄면보다 더 쫄깃한 면발이 나온적도 있고, 국수소면 정도의 탄력을 가진 면이 나온 경우도 있고. 먹을 때마다 각각 다른 맛이라 조금씩 새롭다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냉면국물에 이질적인 면을 말아서 먹는 정도의 맛.
사장님은 친절했고 노포 느낌 나는 가게 치고는 깨끗했고 (은행)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많이들 왔다갔다 하는 걸 보면 동네 맛집이구나 싶기도 했다. 시원하게 잘 먹었다. 예전에 포항 바다원해, 환여횟집쪽에 왔다가 대기가 길어서 못 들어간 적이 있는데 점심식사로 찾아왔다가 그 두 집에 대기가 너무 길다면 색다른 느낌으로 여기에 와도 괜찮을 것 같긴하다.
다시 차를 가지러 어린이공원으로 걸어가는 길, 골목길에 플랜카드가 눈길을 끈다. 여기 환호동도 재개발 동의서를 받고 있는 중인가보다. 포항도 재개발 재건축 말이 나오는 곳이 쏟아진다. 바다가 보이는 자리라 좋긴 한데 잘 진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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