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두 번째 방문. 지난번에는 한천체험과 정월대보름 행사(법흥상원놀이) 구경 후 천문대 야간체험이 목적이었고 이반에는 아리랑축제 구경이 목적인데 방문때마다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대구에서 고속도로 타면 1시간만에 도착 가능하고, 볼거리나 먹을거리도 밀양이 점점 좋아진다. 대구에 즐비한 맛있는 '밀양'돼지국밥 가게들, 원조는 어떤가 싶어서 돼지국밥을 파는 곳 중 후기가 많은 곳을 찾아 설봉으로 방문.
큰 행사가 있는 날이라 식당 앞의 5칸 가량되는 주차장은 이미 만차, 그 부근에도 이렇게 차가 많다. 주차는 힘든편이나 좁은 골목 여기저기 찾아보면 주차할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당의 파라솔 아래에도 테이블에 서너개 되고, 본채와 별채 합쳐서 방이 너댓개 되어 식당 내부의 자리는 많은편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모양이 정겹다.
방 내부도 아늑한 한옥 느낌이 물씬 난다.
오늘 주문은 수육백반과 돼지국밥, 어린이국밥. 초등생 미만은 애기국밥이 무료로 나오고 초등생은 어린이국밥 주문가능, 중학생부터는 성인처럼 1인 1메뉴 주문이 원칙인듯 하다. 합리적이다.
재래기에 가까운 부추무침. 다른집보다 새콤한 맛이 강하고 부추 아닌 다른 채소들도 많이 섞여있다. 수육백반을 시킨 탓인지 김장김치가 나오는데 이것만으로도 밥 한그릇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매운맛이 강한데 배추잎 사이사이에 생밤이 들어있어서 식감도 좋다.
아마도 수육백반에 딸려나오는 국물인 듯. 밥은 따로 한 공기 나오고 뚝배기의 절반 정도에 다데기와 함께 나온다. 뚝배기의 폭이 대구에서 흔히보던 것보다 좁은데 높이는 그대로여서 전체적인 모양이 좀 낯설다. 파와 쑥갓이 들어간 게 많이 특이하다. 다른 국밥들도 모두 마찬가지라서 식감이 많이 낯설다. 부추와 파만 들어가는 게 표준이라면, 여기는 사파의 느낌이 강하다. 맛이 없지는 않은데 재료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지 않는 느낌. 입 안에서 국물과 고기와 파채가 모두 따로 논다.
국밥집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대충 '묽은 느낌이 나면서 고기기름이 뜬 맑은 국물'과 '짙은 하얀색이 보이면서 고소한 조미료 맛이 나는 국물'로 나눌 수 있는데 여긴 전자에 가깝다. 그런데 처음부터 다데기가 담겨져 나오니 국물색은 시뻘건데, 다데기가 또 매운맛이 나진 않는다. 빨갛기만 하고 짙은 맛이 느껴지지 않는 국물이다. 게다가 토렴식으로 나오는건지 숭늉의 맛도 살짝 섞여있다. 새우젓을 섞어도 찐한 느낌은 나지 않는다.
대구의 프랜차이즈 국밥에 익숙한 맛에 비해서는 국물이 가볍고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국밥인데, 또 먹다보면 김치나 부추나 고기 같은 재료들은 다들 맛이 좋다. 국물에 들어있는 파채나 쑥갓의 맛도 특이하고. 밀양에 들러 한번쯤은 먹어볼만한 맛인데 원래 알고있던 프랜차이즈 국밥 맛과는 차이가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는 맛일 것 같다. 좋게 보면 '조미료가 덜 들어간 토렴국밥' 맛이다.
백종원이 방문했다는 아리랑시장 내의 단골집이 내 입맛에는 더 맞다.
5천원짜리 어린이국밥. 성인용 국밥과 모두 똑같은데 양이 좀 적다. 그릇 자체가 좀 작은편이다. 이거 대구에서 요즘 흔히보이는 성인용 그릇인데 밀양은 국밥 인심이 좋구나. 퍽퍽한 살코기도 들어있고 비계가 붙은 얇은 고기도 섞여 나온다.
다데기가 빠진 국밥 한 그릇. 어, 이게 혹시 어린이 국밥인가. 뚝배기 크기도 제각각이고 음식을 받으면서 어느 뚝배기가 어린이인지 백반인지 묻지 않았더니 글 쓰면서 많이 헷갈린다.
수백에 나오는 고기 양도 적당하다. 그냥 보기에는 좀 적어보이기도 하는데 먹다보면 부족하지는 않았다. 비계가 적당히 붙은 삼겹살 느낌의 수육. 와사비 초간장이 딸려나오는데 찍어먹기 좋았다.
3인분 한 상. 셀프코너가 있어서 반찬을 더 가져올 수 있는데 리필김치는 약간 묵은 김치이고, 저 김장김치를 더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재래기는 리필코너에 보이지 않았고 마늘 새우젓 고추 양파 정도가 자유롭게 셀프리필 가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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