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포포구에서 물놀이 후, 모슬포 쪽으로 향하던 길에 근처 식당이 있나 부랴부랴 검색. 단체 관광객을 위한 대형 식당들이 간간히 보였으나 그런 곳이 아닌 진정한 맛집, 숨은 맛집, 로컬 맛집,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맛을 보고 싶다는 원대한 소망을 가진 일행 때문에 갓길에 차를 대고 잠시 기다렸다. "알았다, 찾아봐라. 가자 하는 곳으로 갈게."
한참 뒤에 '여기 괜찮은데?'하며 블로그 후기를 내밀길래 보는척하며 주소만 물어 차를 운전했다. 맛집이고 뭐고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사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런 기다림의 시간이 힘들고 힘들다.
지금와서 카카오지도를 검색해보면 '매장주의 요청으로 사진후기를 제공하지 않는 장소입니다'라는 메세지. 블로그 글은 매장주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출이 되는거라 어쩔 수 없지만 지도에서 식당을 찍어 간단히 쓰는 후기는 필요없다는 강력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가게 외부, 건물 외부로 나온 기둥과 공간이 식물들과 이국적으로 어울리는 덕분에 적당히 각도를 비틀어 찍으면 외국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가게에 왔으면 무작정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부의 웨이팅 등록(?)을 해야 한다.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서 좀 일찍 도착했는데, 나오면서 보니 50분을 대기하란다. 아이고, 이 고생을 하면서 꼭 여기서 먹어야겠나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빈 자리가 없이 돌아가는 가게 내부. 웨이팅 후 입장, 여름 휴가철 평일이었는데 11시 40분쯤 도착하여 웨이팅 등록을 하고 40분 후에 음식을 받고 40분만에 식사를 끝내고 나왔다. 오후 2~3시 사이에는 잘못하면 대기시간이 길든지 재료가 소진되든지 하여 식사를 못할 수도 있겠다.
1인당 주문액수가 상당히 높은 편. 나중에 상차림이나 메인메뉴를 보고 제주도에서 이 정도면.. 하면서 어느정도 납득은 되었으나 지금 다시 생각해도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다.
제주 금자매식당 기본반찬. 종류도 적당하고 염도도 적당하여 남기는 반찬 없이 다 먹게 되었고 게장이나 두부김치, 계란장에 아주 만족.
세트메뉴(돌솥밥정식) 2인분에 딸려 나오는 고등어구이와 된장찌개.
대기하다가 들어오면 테이블에 앞접시와 밥그릇, 컵이 이렇게 세팅되어있다.
명문새와 오치새 돌솥밥. 돌솥밥 비주얼은 좋은데 막상 먹어보면 슴슴하니 딱 사진보고 떠오르는 그 맛. 양념되지 않은 신선한 해물을 돌솥밥 위에 얹어서 내어 오는 느낌. 건더기가 큼직해서 보기가 좋았다.
밥을 덜어내고 돌솥에는 물을 부어 숭늉 만들어 먹기. 내 느낌은 중요하지 않다. 일행들이 '기다리는 맛이 있는 정갈하고 맛있고 정성스러운 밥상'이라 평했으니 나도 그렇게 생각하련다. 방문전에 미리 대충의 대기시간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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