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관광단지에 미취학 아이를 데리고 왔다면 한번쯤 들러봐야 될 곳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경주 동궁원과 버드파크. 통합권 입장료가 13,000원 정도로 온가족이 들어가기엔 다소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가격이지만 직접 몇몇 종류의 새를 만져볼 수 있고 잘 꾸며놓은 온실을 산책할 수 있으며 주차장이 넓다는데서 정말 '한 번 쯤'은 들러도 나쁘지 않은 곳인 것 같다.
동궁원 맞은편에는 북군동이라고... 순두부찌개 가게와 펜션이 모여있는 동네가 있는데 요즘은 순두부찌개 말고도 낙지볶음집이나 빵집, 횟집 등 일부 특이메뉴들도 생기는 중이다. 보문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동네인데다가 버드파크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동네다. 그 중 '순두부짬뽕'집이 보이길래 어떤맛일까 궁금하여 방문.
나는 저 초록색면을 무지무지 싫어한다. 클로렐라인지 녹차인지, 얼마나 넣은건지 모를 성분으로 '건강한 면' 느낌으로 나오긴 하지만 식감자체가 대부분 덜 익은 면처럼 딱딱하기도 하고 국물에 빠져있는 초록색은 왠지 식욕을 저하시키는 느낌이다. 이 날 같이 먹은 일행의 평에 의하면 일반면보다 쫄깃하고 씹는 맛이 있어서 더 좋았다고.
순두부찌개에 면을 넣은 맛 같기도하고 짬뽕 국물 1/3에다가 순두부찌개 국물 2/3을 섞은 맛 같기도 한 맛이었다. 또는 구내식당이나 학교식당에서 건강식을 추구하는 영양사가 가끔 만들어내는, 식판에 담겨나오는 짬뽕의 맛과도 비슷했다. 어디선가 먹어봤던 예상가능한 맛. 나쁘지는 않았다. 순두부찌개를 끓이듯 졸여냈는지 오징어다리와 양파, 조개살의 색이 조금 검다.
약간 묽은 느낌의 소스에 초록색 면이 담겨있던 짜장면. 역시 나쁘지는 않았다.
'순두부짬뽕 1, 짜장면 1, 공기밥 1'에 딸려나온 상차림. 서빙은 외국인이 받던데 말은 잘 통했다.
성수기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동네다보니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경우가 잦은가보다. 메뉴는 통일해주시고요, 1시간 넘게 기다리시더라도 양해바란다는 말이 걸려있다. 순두부찌개의 맛이 궁금하지 않은 경우, 또는 성수기에는 차량 10~20분 거리의 황성동이나 용강동의 식당을 찾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주소: 경북 경주시 북군길 27 동궁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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