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어느 주말, 왜관을 둘러보러 갔다가 검색해보니 왜관시장 내부의 진땡이 국밥이 꽤 유명하다고 한다. 어슬렁거리며 시장 내부를 구경하다가 돼지국밥과 순대국밥, 순대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요즘 7~9천원 정도로 나오는 순살고기가 들어간 국밥에 비교하면 잡고기가 많고 투박하였으나 5,500원 치고는 맛있고 푸짐한 양, 고기와 밥을 가마솥에 토렴하여 그릇에 담아주는 점, 정성스러운 시장 스타일의 국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시장 내부 가게 측면의 간판은 새로 만든 것, 정면의 간판은 예전부터 있던 것으로 보인다.
주차가 좀 신경쓰였다. 시장 주변을 빙빙 몇바퀴 돌다가 왜관남부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60분까지는 무료, 120분 주차시 천원이었다. 국밥집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그 외 왜관역 앞 노상공영주차장, 왜관공영주차장, 군청앞공영주차장, 왜관북부공영주차장, 칠곡공영무료주차장 등 부근 어디에 주차하더라도 밥 먹으러 오는데는 별 문제가 없는 거리에 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주문량이 많아서 밖에서 5분 가량 줄 서서 대기했다. 가게 내부에는 테이블이 5~7개 정도 있어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없고, 여기가 나름 왜관 맛집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했다. 가게 앞에 줄 서서 입장하기를 기다리면서 가마솥을 쳐다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꺼번에 5그릇씩 만드는데 국물이 끓는 솥에 먼저 밥을 철망 국자에 담아서 솥에 넣었다가 뺐다가 반복하며 데우는 게 먼저 보이고, 밥을 그릇에 나누어 담은 후에는 고기와 순대를 같은 방법으로 그릇에 담는다. 옛날식 국밥이라 하면 곁다리로 흔히 나오는 말, '토렴'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슬쩍 가게 내부를 보니 설거지가 끝난 그릇을 물에 넣어 펄펄 끓이고 있던데 '뜨거운 솥에 뜨거운 밥과 뜨거운 고기를 담아' 테이블에 내어 놓으니 식는데까지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는 느낌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방식 같은데 그 덕분에 식사가 끝날때까지 밥과 고기에서 김이 펄펄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테이블에 갖춰진 양념류나 밑반찬은 단순하지만 기본은 한다. 다데기 양념은 마늘맛이 좀 강했고 신경써서 만든 느낌이 들었다. 후추는 통후추와 순후추의 중간쯤 되는 느낌.
순대국밥과 돼지국밥인데 양쪽 모두 잡고기가 섞여 들어가 있다. 그러나 대구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매국밥'에 비해서는 느낌이 살코기에 가까워 머릿고기나 내장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가게 내부에는 장군순대국이라고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순대 사진을 깜빡했는데 순대국밥의 순대만 봐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그 비주얼이다. 국밥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일부러 먼 길 찾아가서 순대국밥 한 그릇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왜관이나 칠곡, 구미를 들렀다가 대구로 가는 길에 일부러 20분 정도 둘러 맛 볼 정도는 된다. 왜관역에 광역철도가 서기 시작하면 밥 먹으러 와서 줄을 더 길게 서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며 사진을 보내주니 지인들도 방문하고 싶다고 하다가 인터넷에서 진땡이국밥을 사먹어 봤는데 맛이나 양이 괜찮더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여러모로 가성비 국밥집이다.
봄이라 시장 출구에서 여러 가지 꽃을 팔고 있었다. 시장 앞 노점에서 파는 참외를 한 봉지 사서 왔는데 맛이 괜찮았다. 대구에서 칠곡보, 천주교성지, 꿀벌공원, 호국기념관, 왜관시장 등을 코스로 묶어서 찾아와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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